2012년 2월 25일 토요일

나꼼수와 부정선거, 음모론

- 음모론의 개요
0. (아마도 가카일) 모종의 배후 세력이 다음 일련의 작전을 기획, 지휘한다.
1. 지역별 선관위를 조종하여 선거구를 변경하게 한다.
2. 중앙 선관위를 조종하여 DB를 끊게 한다. (수정이론, 회선을 차단하게 한다.)
3. 훼이크를 위한 디도스 공격을 날린다.

이 음모의 목표는
1. 직장인들 중
2. 당일 아침 집을 나설 때까지 투표 장소를 확인하지 아니한,
3. 투표소의 추가적 검색을 위해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없는
4. 위의 사람들 중 퇴근 후 투표할 수 없는
사람들의 투표를 방해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투표할 의사를 충분히 가지고 있었으면 투표 전날까지 투표장을 확인하지 않았고,
집을 나선 순간 '아차 오늘 투표를 해야지, 투표장이 어디더라?'라고 생각,
모바일 검색을 통해 투표장을 확인하여 즉시 투표하고 출근해야만 하며
검색에 실패하여 시간을 10-20분 정도 이상 지체할 경우 투표를 하지 못하고,
오후에 예정된 일정이 있어 투표를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왜냐하면 집에는 일단 선관위 공보물이 도착해 있다고 가정한다. 다만 투표할 의사가 있으면서 그것을 무심히 버려버리고 투표장 확인 한번 안해본 사람들도 극소수 있기는 할 것이다.)

이 결과, 1-2-3에 모두 해당되는 사람 중 많이 잡으면 3:7, 적게 잡으면 4:6 정도로 박원순 시장에게 유리하다고 하자. 즉, 위 조건에 해당되는 전체 유권자 중 40%~20% 정도에 해당하는 표가 나경원에게 추가적으로 유리하게 된다.


- 음모 기획자의 입장
음모 기획자의 입장에서 선거 기간의 상황을 잠깐 정리해보자.
그 전 선거인 오세훈-한명숙 투표에서 보듯, 여론 조사 결과로 오세훈이 상당히 앞섰는데도 박빙의 차이로 오세훈이 이길 수 있었다. 여론 조사 결과가 상당히 한나라당 친화적?인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본 음모와 관계 없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1. 한나라당이 부동층의 투표 행위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여론 조사 결과를 조작한다. (기존의 일종의 음모론이다.)
2. 1과 같은 목적은 있지만 조작이라기보다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조사 방식을 고수하는 데서 나타난 편향이다.
3. 한나라당 의도 유무와 관계없이 조사 방식의 한계로 그런 일정한 편향이 나타난다.

어느 경우이든 한나라당을 위해 선거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여론 조사 결과와 실제 민심의 차이가 어느 정도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은 한명숙에게 10% 이상 앞서고 있었으나, 결과는 고작 0.6% 차이였다.
이것을 박원순이 시기에 따라 10~1% 이상 앞서고 있던 박원순 나경원 선거에 대입해 보면,
박원순 후보는 실제로 10~20% 이상 앞서고 있다고 가정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여론 조사 방법을 도입하여 오차가 줄었음을 가정하면 5%~10% 정도라고 생각해 보자.)
실제 개표 당시의 표차는 7%, 약 25만표. 대략적인 추이가 맞아 떨어진다.
요컨대 박원순이 여론 조사에서조차 앞서고 있는 한,
한나라당 선거 기획자는 대략 5~10%, 18만표에서 35만표 정도, 대략 20만표 쯤 열세임을 가정하고 행동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하고 투표소 변경 - 선관위 DB 차단설을 도입해보자.
한나라당 부정선거 기획자는, 20만표를 뒤집기 위해 지역별 선관위를 장악해 투표소를 변경하고 동시에 중앙 선관위를 장악, 디비를 끊는다.
이 시나리오에서 20만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50만명에서 100만 명이 투표를 할 수 없게 해야 한다.
* 출근시간 아침 투표 잠정 지지율을 3:7로 잡으면 나경원 15만표, 박원순 35만표를, 잠정 지지율이 4:6이라면 나경원 40만, 박원순 60만표를 무효화함으로써 20만표의 표차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는 그리 되었더라도 5만표 차이로 박원순이 승리한다.)

그런데 서울 시장 투표 당시 7시 누적 투표율은 2.1%, 9시 누적 투표율이 10%로, 9시 시점의 총 투표 인원이 약 40만 명이다. 이 투표율은 오-한 서울 시장 선거를 상회하며, 분당 투표율과 비슷하다. 무상급식 투표에 비해서는 약 1.8배에 달한다. (참고로 9시면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에 도착해 있어야 하는 시점이다.)
출근 시간 투표 방해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출근시간대 투표율보다 10만 명 이상 더 많이 투표할 것으로 가정하고, 그 사람들의 투표를 모두 막지 않는 한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구나, 투표 방해의 영향을 받는 - 투표장 확인을 안했고, 일단 출근하면 오후 투표를 못하는 - 사람의 비율을 고려해 보면 더더욱 타산이 맞지 않는다. 특별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출근 전 투표를 결심한 유권자 중 투표를 못하게 될 사람이 그리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 같지 않으며,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10%를 넘기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획기적으로 인심을 써서 절반으로 본다면, 50만 명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최소 100만 명이 출근 시간대에 투표할 것으로 예측했어야 한다는 건데, 도저히 앞뒤가 안맞는 계산이다.
어느 미친 기획자가 이런 계획을 내놨을까?
혹은 10.26 서울 시장 선거에서는 90만 명이 투표하고자 하였으나 40만 명만 투표에 성공한 것인가? 그러나 50만 명이 투표에 실패했다면 사건의 여파는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이 견해는 기각해도 좋다.

- 투표소 변경 건에 대해
중앙 선관위의 해명을 들어보자.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투표소가 바뀐 비율은 13.8%(2206개 투표소 가운데 305개)로 역대 다른 선거 투표소 변경비율 평균 18.9%보다 5.1%포인트 낮다"
더 중요한 문제는 투표소 변경은 어느 단일한 기관이 관할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투표소는 선거법에 따라 그 투표를 관할하는 읍면동선관위가 투표의 편리성을 검토해 설치하는 것으로, 서울시의 경우 각급 선관위 구성에는 선거법에 따라 야당도 포함된 국회교섭단체가 참여한다.
즉, 야당 의원이 포함된 300여 개의 읍면동 선관위가 독자적으로 투표소 위치를 관장한다. 조직의 형태로 보자면 점조직에 해당한다.

투표소 변경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일반적으로 지역구 내에 몇 개의 투표 장소가 있고, (혹시 바뀐다면) 선거 때마다 그 장소를 돌려가면서 사용한다. 예컨대 A 모 초등학교, B 모 구민회관, C 모모 센터 등이 단골 투표소이고 이번 총선에는 A에서, 다음 투표때는B에서, 그 다음 투표 때는 C나 A에서 투표를 진행한다. 일단 뉴스타파의 기사를 보더라도 이점은 분명하다. 투표소로 사용되는 장소들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바꾼 것이지, 전혀 엉뚱한 투표소가 설치된 사례는 없다.

투표소 변경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은 분명 있다. 뉴스타파에서 밝혀낸 바로는, A초등학교에 수업이 있다는 이유로 C 센터로 바꾸었는데, 정작 A 초등학교에 수업이 없었다는 거다. 또는 C센터에 행사가 있다는 이유로 B 회관으로 변경했는데, C 센터는 다른 선거구의 투표장으로 사용되었다. 확실히 이 부분은 정상적이지 않다. 이걸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 필요하다.

꼼수 이론은 이렇다. 읍면동 선관위에 침투한 조직원들이 일제히 영향력을 발휘해 투표장을 변경했다. 왜냐면 출근 시간대 50만명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DB를 찾단할 계획이 있으므로 그 사전 작업으로서이다.

다른 이론을 살펴보자. 통상적으로 선관위는 15% 내외의 투표소를 변경해 왔다. 10.26 선거에서도 13%의 투표소를 변경했다. (투표소 변경율에 대한 이견이 있는데, 뉴스타파는 2010년 서울 시장 선거와 비교해 25%가 바뀌었다고 했다. 선관위의 13%는 직전에 있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비교한 것이다. 어느쪽과 비교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투표소를 관장하는 읍면동 선관위의 입장에서 무상급식 투표를 굳이 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투표소 변경의 이유를, 정확한 현장 실사나 해당 단체의 사정 조사 없이 대충 적어 넣었다. 그것이 학교라면 수업을 이유로 적었을 것이고, 무슨 센터라면 주민 행사가 있다고 적어 넣었을 것이다. 정작 조사를 해보니, 일부는 현장의 실제 상황과 맞지 않았다.

어느 이론이 맞을 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다른 자료가 필요하다. 자료가 없으므로 대강 추론에 의지해보자.
요컨대 뉴스타파와 꼼수의 이론은 이런 것이다. '1) 현장의 상황과 맞지 않는 투표소 변경이 있었고, 선관위가 거짓말을 했다. 2) 배후가 있다는 증거다.' 1)과 2) 사이가 '그러므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현장의 상황과 맞지 않는 투표소 변경은 통상적으로는 있을 수 없다.'는 것.
하지만 현장의 상황과 맞지 않는 투표소 변경이 일상적으로 있어왔다면 얘기는 이렇게 된다. '선거 전에 투표소를 통상적으로 변경하며, 공무원들은 투표소를 대충 바꾸고 대충 사유를 써넣어 왔다.' - 이는 물론 읍면동 선관위가 해명해야 할 잘못이지만 - 배후가 있음을 의심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선관위의 잘못이므로, 선관위는 잘못을 회피하기 위한 거짓말을 해야 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자료는, 그 이전 투표들에서 이러한 종류의 불명확한 투표소 변경이 있었는지의 여부이다.)

뉴스타파에서는 300개의 변경 투표장 중 4곳의 석연치 않은 투표소 변경을 밝혀냈는데, 전수 조사를 해보면 4곳을 훨씬 상회할 거라고 본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읍면동 선관위의 공무원들이 모든 선거에서 항상 실사를 해서 정확한 사정에 기반한 투표소 변경을 해오다가, 이번 선거에서만 유독 현장 실사 없이 임의로 투표소 변경을 했을 것인가?
혹은 이것이 어떤 배후 조직을 가리키기 보다, 읍면동 선관위 공무원들 중 일부는 항상 그런 식으로 대충 투표장 변경을 해왔음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 중앙 선관위 내부자 가담 의혹
이 점에 대해서는 본인이 기술적으로 문외한이므로 기술적인 분석은 어렵다.
지금까지 나온 기술보고서? 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문외한이므로 정확히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0
최초에 나꼼수 측에서는 선관위 내부에서 DB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간단히 말해 DB 서버만 껐다을 것이라는 거다.
그러나 DB 서버를 껐다면 누구도 DB에 접속할 수 없어야 하는데, 간헐적으로 접속에 성공한 사례가 존재했다. 이 시점에서 두가지 의견이 나왔다. 선관위 내에서 누군가 디비를 껐다 켰다 했을 것.. 이건 어처구니 없는 의견으로 접어 두어도 좋다.
이 와중에 LG 엔시스 - 방어장비 업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방어 장비는 정상작동했다는 것..
음모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방어장비가 정상작동했는데 서비스가 안된 것은 내부에서 조작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사실 조사 결과 방어장비는 1G까지 커버하지만 회선 총 용량이 400메가 남짓이라 서비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디도스로 트래픽이 몰리고, 정상 사용자들도 접속하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느려졌고, 이 과정에서 접속한 사람과 못한 사람이 나타났다. 접속 못한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접속을 시도하면서 디도스로 오인받아 정상화된 후에도 차단되는 현상도 있었다.
그 와중에 선관위 전산실 직원이 KT 회선을 물리적으로 차단했다. (선관위 회선은 KT 2회선과 LG 1회선을 쓴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직원은 디도스 대응 메뉴얼이라고 했다가 자기 판단이라고 했다가 그렇다고 한다.
이제 나꼼수의 수정 이론은 이렇다.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KT 회선을 차단한 것이다. 제정신이라면 디도스 대응책이랍시고 회선을 차단할 리는 없다.'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반론이 있는데, 일단은 이 기사를 참고하자.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5131
[전문가들끼리 주고받은 전문 용어들의 공방을 정확히 전달하기에 기자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토론의 결론도 나지는 않았다. 의혹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토론회를 취재한 경험을 살려 그날 토론회의 느낌을 말해보라 한다면 시민사회진영은 일단 아까운 패배를 했다. 어쨌든 선관위가 여러 가지 의혹과 질문에 또박또박 잘 대답했기 때문이다. 살짝 미소를 머금기도 한 채.
이날 선관위는 다른 전문가들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중요한 새로운 자료를 자신들의 주장을 근거 삼기 위해 살짝 공개했다. 그러니 LG엔시스 보고서와 기존에 공개된 데이터만 보고 의혹을 제기한 전문가들에겐 불공평한 게임이 됐다.
서버를 관리한 선관위의 담당 실무자들은 이미 ‘나는 꼼수다’가 가장 최근에 제기한 새로운 의혹들부터 조목조목 반박하는 A4 13쪽 분량의 ‘DDOS 관련 새로운 의혹제기에 대한 설명자료’란 것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 자료에서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데이터를 근거로 댔다.]

참고로 문제가 된 LG 엔시스의 기술 분석 보고서 일부를 인용해 보자.
장애 발생 당시 라우터, 디도스, IPS, 방화벽, 웹 방화벽, VPN은 정상 작동을 하고 있었음. 5시 50분부터 07시 사이 디도스 공격 트래픽 폭주로 서비스가 중단되었으며, 07시 이후 08시 30분까지 LG망을 통해 서비스하였으나 LG망과의 BGP down/up 연속 발생으로 인해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판단됨. KT와 LGU+에 BGP down/up 발생에 관한 자료를 받아 분석할 것을 권고드림.

BGP down/up이 뭔지 잘 모르겠으나 맥락 상 KT회선과 LG 회선의 부하를 분배하는 시스템인 것 같다. 말한 대로 KT 2회선 각각 155메가 총 310메가, LG 155메가로 총 460메가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나 KT로 몰린 트래픽이 LG로 분산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디도스가 유발한 대부분의 트래픽에 KT망이 혼자 공격을 받았고, KT망이 맛이 가자 KT 회선을 끊었으며, 그 사이 LG망은 아주 낮은 데이터량만 처리했다는 것.. 여기서 망을 끊는 것이 정상적인 대응인지 왜 분배가 안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으나 사실은 알 수 없고 .. (이렇게 되도록 조작했다는 견해도 있는데, 그냥 끊으면 되지 뭘 이런 복잡한 조작을 하나 .. 걸릴 줄도 몰랐는데)

본인이 기술적으로 문외한이므로 기술적인 분석은 할 수 없지만, 다른 정황을 살펴보자.
선관위 전산실에 근무하는 어느 스파이 한 명으로 조작 가능한 일인가? 전산실에 근무하는 10여 명이 모두 조직원이 아닌 한 마찰 없이 조작하기는 어려운 듯 하다.
그리고 왜?
왜 KT 회선을 끊었는가? 나꼼수의 답은 이들은 멍청해서 '걸릴 줄 몰랐다.'라는 거다.
그렇다면 다른 질문, '왜 LG 회선은 안끊었나?' 아니면 최초의 문제제기대로 '왜 DB를 그냥 꺼버리지 않았나?' 즉, 완전 차단이 가능한데도 왜 일부 접속은 허용했는가?
가능한 대답은 극소수의 연결을 허용하도록 해서,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정도가 적절한듯 하다. 다만, 이렇게 알리바이를 고려할 사람들이 '멍청해서 걸릴 줄 몰랐다.'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질문, 선관위 직원의 입장에서 검은 음모를 통해 일부 회선을 절단하다 걸린 것과 완전 절단하다 걸린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 사주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우리가 훼이크 디도스를 준비하고 있으니 절대 걸리지 않을 것이다. ... 그런데 절대 걸리지 않을 거면 디비를 끄던가 회선 세 개를 모두 차단하면 안될까? 지금 이미 걸렸는데 누군가 양심선언이라도 하지 않을까?

좀더 높은 차원에서 조망해보자. 전체 판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라면 아무래도 음모 기획자의 관점이 좋겠다.
앞서 말한 대로 20만표를 조작하고 싶다. 300여 곳의 읍면동 선관위원을 매수하여 조직원을 만들고 투표소를 변경했다. 중앙 선관위 전산실 직원도 모두 매수하여 선관위 서버를 장악했다. 검경과도 손이 닿아 걸려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만일 일이 생기면 조직원을 잘라버리면 되니까.
(.. 다만 조직원을 잘라버리기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혼자 뒤집어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 디도스를 혼자 뒤집어쓴 최구식 의원처럼 - 다 불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 아울러 300여 명의 조직원 입단속도 매우 큰 위험 부담이다.)
하여간 이 모든 조직을 갖추었다. 그리고 국가 전복과도 비견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
1. 10.26 당일 평소의 출근 시간대 투표율을 훨씬 상회하는 100만 명 가량이 투표할 것으로 (아무 근거 없이) 예상했다.
2. 이에 대비해 300여 명의 조직원을 동원해 [통상적인 변경율에 맞추어] 투표소를 변경했다.
3. 또한 중앙 선관위 서버에 조작을 가해 완전히 접속을 차단할 수 있음에도 일부 접속이 가능하도록 남겨두고 두 개의 회선을 절단했다.

대체 이 음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뭘까? 전체적인 이 계획의 최대 걸림돌이 이 점이다.
성공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고, 실패하면 인생 종치는 .. 이런 계획. 누가 기획했을까?

이 모든 의문은 저 세 가지 사실 배후에 어떤 기획자가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다만 그 검은 기획자는 살펴본 대로 제정신이 아닐 뿐 ....
합리적 판단을 내려 보자. 제정신이 아닌 검은 기획자에 의한 두 사건의 연결이 합리적인지, 또는 그냥 독립적인 사건일지.

- 마지막으로 디도스가 남는다.
디도스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추진된 것이 맞다. 아마도 선관위 투표소 검색을 방해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뿐이다.
디도스 사건 처리에는 의심을 가질만한 것이 많다. 20대의 비서관들이 술마시다가 갑자기 그랬을 가능성은 적다. (뭐 그럴 수도 있고)
그 뒤를 파보면 이를 기획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한나라당의 어떤 인사와 실체가 닿을 수도 있다. (친이계인 나경원을 위해 한나라당 전체가 나섰을 가능성은 없지만)
그러나 그 배후가 중앙과 지역별 선관위를 망라한 어떤 초월적 존재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진짜 문제는 이 초월적 존재를 가지고 설왕설래하면서 '디도스는 훼이크일 뿐' 이라는 면죄부를 주었다는 점.
결국 파야 할 디도스를 파지 않고 선관위에 집중하는 사이 디도스는 점점 묻혀져 갔다.

진짜 음모는 여기서 시작할 지도 모른다. 투표소 변경 및 선관위에 대한 의혹 제기는
디도스를 묻기 위한 훼이크가 아닐까?

댓글 7개:

  1. 대체로 다 납득이 가는데 두 가지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첫째, 어째서 선관위는 실질적 피해가 없었던 디도스를 전면으로 내세웠는지 하는점
    둘째, 이번사건에서 디도스는 원래라면 드러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사건 이었는데 단순한 선관위의 실수로인해 터진 디도스테러범 입장에서는 그저 운이 없었던 사건이라고 보시나요?
    이 두가지에대해서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하다면 음모론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라면 애초에 사건의 공백을 매꾸기위한 추론이 음모론이라고 보기는 힘들듯 합니다.
    제생각에는 아직 부정선거라고 단정짓는 것은 힘들지만 디도스로인한 실질적 피해가 없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이라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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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밝혔듯이 제가 기술적으로 문외한이라 정확히 대답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다만, LG 엔시스 보고서를 비롯해 몇몇 기사들을 보다 보면 비전문가로서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는데, LG엔시스에서 말하는 것은 방어 장비와 서버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이건 전문가가 보면 분명하겠죠. 엔시스의 보고서 총평에 보면 웹서비스는 다운, 장비들은 전혀 피해를 받지 않고 정상 작동.. 이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장비의 다운은 아니나, 디도스 공격이 유발한 트래픽으로 회선에 부하가 생겨 망이 느려졌고 서비스가 잘 안됐다는 표현이 아닌가 싶어요.
    이것으로 첫째와 둘째 질문의 답에 갈음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추론은 당연히 합리적일 수 있지요. 하지만 발견된 반대증거들을 무시하고, 설명을 위해 더 많은 가정이 필요한 추론을 도입하는 것은 음모론입니다.
    예컨대 본문에서 설명하듯, 이들은 왜? 라고 했을 때 있을법하지 않은 목표를 가정해야 계획 전체가 설명됩니다. 단순히 DB를 끊는 것으로 간단한데 망 사이의 연동을 끊고 망 두개는 끊고 하나는 남겨두고 하는 복잡한 행위를 한 데 대한 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음모론이라고 보는 거죠.

    그리고 사건의 공백으로 지목된 어떤 공백은, 애초에 사건 사이의 공백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투표소 변경과 디도스, 서비스 다운 사이에는 원래 아무 관련이 없을 수도 있죠. 그것을 공백으로 지목하고 굳이 연결을 하는 것은 음모론에 가까운 사고방식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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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답변 감사합니다. 결국은 LG 엔시스의 보고서의 내용이 정확히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겠군요. 그런데 만약 보고서의 내용이 이것저것님이 말씀하신것과 같은 내용이라면 그건 나꼼수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야기가 되는것 아닌가요? 이부분을 명확하게 해명하는 것이 급선무일듯 합니다. 보고서의 사실이라면 딱히 나꼼수에서 주장하는 음모론이 아니더라도 선관위는 이해할수없는 대처에대한 해명 자체는 필요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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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기술적인 토론과 관련해서는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5131
    이 기사를 참고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잘 이해는 못하겠지만요.
    기사에서는 선관위의 정보 독점 때문에 부정선거론측 전문가들이 밀렸다고 봅니다. (토론 승리를 위해 선관위가 추가 제공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 얍삽함과 관계없이 부정선거론측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고요)

    * 이 부분에서 한마디 더 하자면, 제공된 - 제한된 - 정보에 많은 부분을 추론으로 채워 넣은 이론은 강력하게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상대방에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진 것은 분명하고 그 상대방과 싸울 때 어떤 돌발적인 반대 증거가 나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우우 몰아 저놈이 잘못한게 100% 확실하다 돌격 앞으로, 했을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 경우에는 이를테면, 서비스 장애에 대한 책임을 져라는 정도로 추궁했어도 충분한 일입니다. 청와대까지 연결되는 검은 배후를 대라고 몰아간 끝에 검은 배후는 없었다고 결론이 나는 과정에서 선관위는 피해자연 하면서 실무자 한두명 견책하고 아무 책임없이 넘어갈 수 있게 됐지요.

    물론 선관위가 해명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애초에 그정도의 디도스 공격에 막힐만한 회선 구성이 미흡했다는 지적부터, 디도스에 대한 대응이 아주 조잡했다는 주장까지요. 하지만 KT회선을 자른 것이 문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배후의 음모에 입각한 것인지, 무능과 실수인지는 역시 판별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투표소 변경에서와 동일하게 배후로 의심하자면 할 수야 있겠지만 무능과 실수로 보는 게 훨씬 더 간단한 일이 되는 거죠.
    이것을 전체적인 음모 계획과 연관지어 봤을 때 저는 비판적인 입장인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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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글 블로그는 댓글 수정이 안되는 것 같은데. 기사 소개 후 '잘 이해는 못하겠지만요'는 제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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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음속으로 확신하더라도 완벽하게 입증할 수 없다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지금상황에서 나꼼수의 이야기 자체의 신빙성보단 나꼼수가 붕괴했을때 가져올 파급효과가 더 두려운 입장에서 왜 항상 차근차근 순서대로 증명하지 않고 바로 맨 끝부분을 추론하는지 답답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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